웹소설 - 원 코인

원 코인 · 게임 인생 50년 에필로그

djai 2026. 6. 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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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코인 인생의 결말: 50세 생일 케이크와 보글보글, 아들이 대신 누른 YES (에필로그)

요약 — 2026년, 50세 생일을 맞은 1977년생이 가족과 함께 거실에서 옛 게임 '보글보글(1986)'을 켜고, 게임 오버 화면 앞에서 아들이 대신 'YES'를 눌러주는 순간. 원 코인이지만 혼자가 아니었던 50년의 마무리.


이어하시겠습니까? — YES (재현 일러스트)

한눈에 보는 핵심 3줄

  • 인생은 원 코인 클리어 — 컨티뉴를 위한 동전은 애초에 없다.
  • 컨티뉴는 다음 세대가 눌러준다 — 형 → 친구 → 아들로 이어지는 화면.
  • 「원 코인」 시리즈는 총 19편 — 프롤로그 + 15장 + 에필로그 + 작가의 말 + 부록 연표.

쉰 살 생일의 케이크

쉰 살이 된 날 저녁, 우리 가족은 거실에 모였다.

은주가 케이크를 가져왔다. 초가 다섯 개 꽂혀 있었다. 한 개에 열 살씩이라고 했다. "양심껏 줄였어"라고 은주가 웃었다. 하준이가 불을 껐고, 우리는 어둠 속에서 촛불 다섯 개를 바라보았다. 다섯 개의 작은 불빛이, 마치 오래된 오락실 기계의 화면처럼 어둠 속에서 깜빡였다.

"아빠, 소원 빌어."

나는 눈을 감았다. 무슨 소원을 빌어야 할까. 머리숱? 무릎? 아니다. 쉰 살의 소원치고는 너무 소박하다. 나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결국 아무 소원도 빌지 못하고 그냥 촛불을 껐다. 아침에 머리숱을 세다 만 것처럼, 소원도 끝내 다 세지 못했다. 인생의 많은 일이 그렇듯이.

촛불을 끄고 나서, 하준이가 슬그머니 게임기를 가져왔다. 그리고 말했다.

"아빠, 생일이니까 특별히 같이 해줄게. 옛날 거 하나 깔았어. 아빠 좋아할 것 같아서."

화면에 익숙한 그림이 떴다. 두 마리의 작은 공룡. 보글보글이었다. 하준이가 어디서 이걸 찾았는지 모르겠지만, 그 애는 아빠가 어떤 게임을 하며 자랐는지를, 어느새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는 1번 공룡과 2번 공룡이 되었다. 사십 년 전, 종철이와 내가 오락실에서 함께 거품을 뿜던 바로 그 게임. 이번엔 아들과 함께였다. 우리는 화면 속에서 거품을 뿜고, 적을 가두고, 함께 스테이지를 넘었다. 하준이가 내 점수를 가로채자 나는 잠시 진심으로 분노했고, 내가 하준이의 과일을 먹자 하준이가 잠시 진심으로 분노했다. 그리고 우리는 5초 만에 그것을 잊고 또 다음 판으로 넘어갔다.

아들이 가져온 보글보글 — 40년 전 그 화면

사십 년의 세월이, 그 순간 거품처럼 가볍게 사라졌다. 나는 다시 여덟 살이었고, 동시에 쉰 살이었다. 협동 플레이의 그 본질은, 사십 년이 지나도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함께 화면을 보는 것. 함께 웃는 것. 함께 분노하고, 함께 잊는 것.

그러다 우리 둘 다 죽었다. 화면이 어두워지고, 익숙한 글자가 떠올랐다.

CONTINUE?

그리고 그 아래, 숫자가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9, 8, 7……

나는 그 숫자를 바라보았다. 사십 년 전, 오락실의 어둠 속에서, 주머니 속 동전을 만지작거리며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리던 그 10초. 넣을 것인가, 말 것인가. 한 번의 생을 더 살 것인가, 여기서 끝낼 것인가.

6, 5, 4……

쉰 살의 나는 안다. 인생은 원 코인이라는 것을. 컨티뉴를 위한 동전 따위는 애초에 주머니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단 하나의 코인으로 시작해서, 그 코인이 다할 때까지 플레이하는 것이라는 것을. 세이브도 없고, 로드도 없고, 어제로 돌아가는 단축키도 없다.

CONTINUE? — YES

3, 2……

그런데 바로 그 순간, 하준이가 손을 뻗었다. 그리고 버튼을 눌렀다.

YES.

화면이 다시 밝아졌다. 죽었던 두 마리의 공룡이, 다시 화면 위에 나타났다. 우리는 죽은 자리에서 다시 살아났다.

나는 옆에 앉은 아들을 보았다. 그 애가 씩 웃으며 말했다.

"아빠, 한 판 더 해. 아직 안 끝났잖아."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가 평생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인생이 원 코인인 것은 맞다. 나에게 주어진 코인은 단 하나다. 그러나 컨티뉴는—다음 사람이 눌러주는 것이었다. 내 동전이 떨어진 자리에서, 누군가가 자기 동전을 넣어 게임을 이어가는 것. 어린 시절 형들이 나에게 남은 목숨을 넘겨주었듯이. 종철이가 패드를 건네주었듯이. 그리고 지금, 내 아들이 YES를 눌러주듯이.

나의 게임은 언젠가 끝날 것이다. 동전은 하나뿐이니까. 그러나 화면은 꺼지지 않는다. 내가 떠난 자리에서, 하준이가 자기 동전을 넣고 이어서 플레이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하준이의 아이가, 또 그 아이의 아이가. 우리는 각자 원 코인이지만, 게임 그 자체는—세대를 건너 영원히 이어진다.

원 코인이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게임의 역사가 그랬다. 퐁의 점 하나가 갤러그가 되고, 갤러그가 스타크래프트가 되고, 스타크래프트가 배틀그라운드가 되고, 그것이 또 무언가가 되어, 끝없이 이어져왔다. 누구도 그 게임을 혼자 끝내지 않았다. 한 세대가 동전을 넣고, 죽고, 다음 세대가 이어받았다. 50년 동안, 게임은 그렇게 컨티뉴되어 왔다. 그리고 나의 50년도, 꼭 그렇게 흘러왔다.

화면 속에서, 우리의 공룡 두 마리가 다시 거품을 뿜기 시작했다.

거실의 불빛 아래, 일흔 넘은 아버지가 졸고 있었고, 은주가 케이크를 자르고 있었고, 나와 하준이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원 코인의 인생. 그러나 혼자가 아닌 인생.

이어하시겠습니까?

YES.

나는, 기꺼이.

— 끝 —


2020~2026 한국 게임·시대 핵심 연표

연도 / 나이 게임 · 시대 정우의 삶
2020 (44세) 모여봐요 동물의 숲 · 코로나 팬데믹 재택, 하준과 가장 오래 함께한 시간
2021 (45세) 셧다운제 폐지
2023 (47세) 발더스 게이트 3 · T1 롤드컵 우승(서울) 3대가 한 화면 앞에 앉다
2026 (50세) AI · 인디게임 · 스팀의 시대 쉰 살, 보글보글을 아들과 함께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원 코인'의 의미를 다시 정리하면?
'단 한 번의 동전, 컨티뉴 없는 인생'의 비유입니다. 1990년대 한국 오락실 한 판 100원에서 유래한 게이머 은어로, 인생을 한 번뿐인 게임에 빗댔습니다.

Q2. 보글보글의 출시와 개발사는?
1986년 일본 타이토(Taito) 출시. 두 마리 공룡이 거품을 뿜어 적을 가두는 2인 협동 아케이드 게임으로, 1986~1988년 한국 오락실의 상징입니다.

Q3. 「원 코인」 시리즈는 어떤 구성?
프롤로그 + 1~15장 + 에필로그 + 작가의 말 + 부록 연표 = 총 19편. 1977년생 가상 인물 박정우의 인생을 한국 게임 50년사와 교차해 쓴 연재 소설입니다.

Q4. 시리즈 전체를 한 권으로 읽을 수 있나요?
네, 약 150쪽 분량의 책 형태(PDF·Word)로도 정리되어 있습니다. A5 단행본 판형에 시대별 일러스트와 부록 연표 표가 포함됩니다.


시리즈 안내

이 글은 「원 코인 — 어느 1977년생의 게임 인생 50년」 연재 시리즈의 에필로그 — YES (2026) 편입니다.

  • 이전 편: 제15장 · 2023–2026
  • 다음 편: 작가의 말
  • 시리즈 소개: 원 코인 — 어느 1977년생의 게임 인생 50년

참고

  • 나무위키, 〈보글보글〉
  • 연합뉴스, 〈만 나이 통일법 시행〉(2023.6.28)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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